3.1 해외철도진출시 국내 기업 취약점 분석
3.1.1 기술력 부족으로 인한 경쟁력 미흡
우리나라 건설 분야는 세계 상위권으로서 기술력 및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차량 분야는 어느 정도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신호 설비는 차량과 인터페이스
하여 실시간 열차제어정보, 운전시격 제어 등 안전 관련 핵심(Safety Vital) 정보를 처리하는 핵심 설비이다. 다행히도 국내에서는 2010년부터
‘일반 및 고속철도용 무선통신 및 열차 제어시스템 활용화’ 사업을 통해 무선기반(LTE-R) 기반 도심철도용 한국형 열차제어시스템(KRTCS, Korea
Railway Train Control Systme-1)과 일반철도 및 고속철도용 한국형 열차제어시스템(KRTCS-2)를 각각 개발하여 해외 진출을
위한 유럽 안전 인증을 확보해나가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운영실적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이기에 토목 공사에서 O&M 까지 하나의 팩키지로 연계시킬
수 있는 E&M 분야의 핵심 설비인 차량 및 신호 설비를 제안할 수 없고 그 결과 합리적인 차량 부품 및 신호 부품 단가 제시가 어려운 실정이다
중국 China Railway는 신호설비의 중요성을 인지하여 정부 주도하에 중국형 열차제어시스템(CTCS, China Train Control System)를
개발하여 내수시장에 설치·운영하여 실적을 확보하였고 이를 기반으로 해외철도사업 진출에 성공하였다. 중국 정부 정책기관은 신호설비 개발 단계부터 UNISIG
유럽 전문가를 다수 참여시켜 향후 유럽의 TSI 동향까지 파악하여 솔류션 개발은 물론 이들 유럽 전문가를 통한 해외 진출 판촉 경로까지 동시 개척하였다.
KRTCS 신호 설비가 신림선 경전철에 최초 상용화하여 운영 실적이 확보된다면 국내기업의 해외철도 진출은 더욱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사료한다.
3.1.2 사업관리 능력
국내선행연구 “국토해양부 발주 해외건설협회/연세대학교 연구기관(Overseas Construction Association and Yonsei University, 2008)의 해외철도사업 진출 전략 및 수주 활성화 방안”에 따르면 세계적 자체 기술을 보유한 프랑스, 독일, 스페인, 캐나다 Big 4 국가는 신호 설비
및 운영 부분을 중요시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사업 성공 요인으로서 사업관리 및 가격 경쟁력을 중요시한다고 조사되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시공 위주 도급공사에
특화되었기에 토목시공, E&M 시공, 시운전 및 운영까지의 철도 라이프 사이클에 대한 계약관리 및 사업관리 능력은 매우 미흡하다. 사업관리에 있어
단순 언어장벽 문제 이외에도 사업개발, 기획, 수주 등 전반적인 과정에 대한 법률 지식을 갖추어야 한다. 또한 계약관리는 구두가 아닌 모든 업무를
서면화하여 향후 계약범위 이외 발주처 지시가 있을 경우 클레임할 권리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클레임이란 용어 자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인해 일부 손해를 경험한 사례가 있다.
특히 해외 철도 민간투자 사업관리 능력의 부재는 전문 인력의 부족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 및 한국철도공사 등 공공기관은 고부가
가치 사업인 사업관리 분야에 진출하여 어느 정도 실적을 갖추었지만, 지금까지도 인력풀(Pool)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추가로 오랫동안 발주처
입장에서 사업관리에 참여하였기에 해외에서 계약자 입장으로의 사업관리 수행은 오히려 득보다는 실이 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였다. 이러한 취약점 개선을
위해 한국철도협회는 계약관리 이해 등 사업관리 역량을 갖춘 전문가 양성 목적으로 국토부 재정 지원을 받아 국제철도전문가(International Railroad
Professional) 프로그램을 운영하였다. 심화 과정으로는 국토부 재정 지원으로 충북대학교에서 국제표준계약관리 전문가 과정 및 해외투자개발사업(PPP)
전문가 과정을 확대 시행하여 국내기업의 해외사업관리역량 증대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3.1.3 금융 경쟁력
국내 사례연구로 “Koh(2019)의 해외철도 프로젝트 경쟁력 제고 방안 연구(고속철도 PPP 사업을 중심)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기술력, 사업관리능력 및 금융 경쟁력 중에서도 우리나라가
가장 취약한 부분은 금융 경쟁력이다. 철도 시설물은 막대한 건설비용 및 지속적인 O&M 비용이 필요하기에 손쉽게 계획 및 실행하기 어려운 인프라 시설이다.
따라서 민간투자사업으로 시행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금융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
미국 정부는 2018년 10월에 통과된 투자활용개선법(BUILD)에 따라 기존의 미국국제개발청(USAID, United States International Development Finance Corporation, 2022) 산하 해외민간투자공사(OPIC, Overseas Private Investment Corporation)와 개발신용기구(DCA, Development
Credit Authority) 기능을 결합한 USIDFC를 설립하였다. 그 결과 해외개발사업에 대하여 전통적인 외교지원 및 개발 지원에서 지분참여,
대출 등 금융지원을 대폭 개선하였다. 미국의 이러한 움직임은 미국의 금융 경쟁력을 기반으로 중국을 견제하면서 해외사업참여를 위한 것이다.
일본 정부는 미국국제개발금융공사(USIDFC)와 유사하게 2014년 10월 “교통 및 도시개발을 위한 일본 해외 인프라 투자공사에 관한 법률”에 의거
일본 해외교통 도시개발사업 지원기구(JOIN, [3]Japan Overseas Infrastructure Investment Corporation
for Transport & Urban Development, 2022)를 설립하였다. JOIN의 설립 취지는 단순 “개발협력”에서 “일본 자국의
국익 기여도 제고”를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으로서 교통, 도시개발, 도로 등 대규모 인프라 시설물에 대하여 인프라 설비 건설만이 아닌 설계, 건설,
운영을 포함한 관련 기술 및 노하우까지 하나의 팩키지로 연계하여 자국 기업의 해외투자개발사업을 전면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서
2020년 10월 기준 26개 프로젝트에 약 11억달러의 투자 실적을 기록하였다.
상위 두 기관이 자국 기업의 해외민간투자사업 진출 도모를 위하여 수행한 공통적인 금융지원 보완은 다음과 같다.
‧ 높은 지분투자: 직접지분투자를 통해 사업개발회사에 중요한 제원 제공
‧ 타당성 조사 비용 지원 등 기술 지원
‧ 투자펀드 투자 자금: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신흥시장 사모펀드 지원
‧ 정치적 위험보험: 통화 불태환성, 정부간섭, 테러를 포함한 정치적 리스크에 대해 최대 10억 달러 보장 또는 재보험 제공
‧ 관련 정부기관 부처와 협력하여 외교정책 지원 및 보완
‧ 저소득 국가에 집중투자를 통해 자국 및 개도국의 포용적 경제성장 촉진에 초점
국내에서도 2018년 6월 설립한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공사(Korea Overseas Infrastructure & Urban Development
Corporation, KIND)와 민간 부문이 공동으로 양질의 해외민간투자사업을 발굴하고 정부대정부(G2G)로 연결하여 민간 기업의 수주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경제협력기금(EDCF), 경협증진자금(EDPF), 혼합금융 등을 활용하여 민간 기업의 해외사업개발시 부담금을 줄이고
지분투자, 채무증권 및 수익증권에도 투자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국내외 금융기관들과 민간 기업간 금융 수단을 지원함으로써 금융 경쟁력 제고에 노력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재까지 민간금융이 유입된 해외철도 민간투자사업 진출사례는 전무하지만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의 주도하에 우리나라
1호 해외민간철도사업 수주를 목표로 관련 기업과 파라과이 아순시온 경전철 수주를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3.2 해외철도사업의 민간투자 위험 요인 분석
민간투자사업의 경우 프로젝트 그 자체에 대하여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기에 프로젝트 수행에 소요되는 모든 비용을 국내기업의 순수 자산으로 건설 및 운영이
불가능하다. 민간금융을 지원하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사업비 초과(Cost Overrun) 방지를 위해 사전에 투자 위험 요소들을 면밀히 검토하여 최대한
대응 방안의 준비가 민간투자사업의 성패를 결정짓는다. 본 장에서는 대표적인 투자 위험 항목들을 크게 6가지 유형으로 정리하고 이의 극복 방안을 제안한다.
첫 번째, 민간투자사업의 사업개발초기 전략적 투자자 구성과 관련된 위험 요인이다. 철도 PPP 대형 인프라 사업은 노반건설, E&M 제작 및 시공,
통합시운전 등 막대한 건설자금(COPEX) 및 30년간 운영을 위한 운영자금(OPEX)이 필요하다. 전략적 투자자 구성에 건설사, E&M 제작사,
운영사 등 다양한 구성원을 갖추어 발생 가능한 위험에 사전 대응한다면 좋겠지만 국내 철도에는 대형실적 보유업체가 많지 않으며 특히 E&M 분야는 대형기업보다
중소기업이 실적을 보유하고 있기에 팀 코리아 구성이 쉽지 않다. 따라서 철도 인프라 같은 대형사업은 PPP 사업 실적으로 보유한 해외 기 실적 보유업체를
최소 지분으로 참여시켜 의사 결정권을 제한시키거나 다자개발은행(MDB, Multi-Development Banks)을 참여시켜 투자자들을 유치하여
저렴한 대출이자를 확보하는 것도 필요하다. 사업 개발 단계에서는 각 투자자의 확고한 투자 의지 및 명확한 R&R 구분도 고려해야 한다.
두 번째, 진출국가의 국가 신용도 및 PPP 관련 법규제 존재 여부 및 안정성, 정치적 위험 등 환경적 위험 요인이다. 진출국의 미비한 PPP 구조는
공정한 입찰과정, 안정적인 투자 사후관리 등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에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만약 진출코자 하는 국가가 성장 가능성은 있으나 PPP
법률 및 제도 부재시 KIND 등 국가 관련기관과 협업하여 민간투자사업에 대하여 진출국 정부기관의 보증 및 담보 제공 등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 또한,
2021년 2월 예견치 못한 미얀마 내전 등에서 알 수 있듯이 진출국의 정치적 리스크에 대한 진출국 정부의 보증 및/또는 다자간투자개발보증기관(Muti-lateral
Investment Grantee Agency)의 정치적 리스크에 대한 보험 부보 등을 통해 위험 요인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추가로 요즘 현지진출국가의
환경부, MDB 등 사회환경영향평가(ESIA)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서 이러한 환경적 요인들에 관심을 갖고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세 번째로는 사업주(투자자)의 프로젝트 개발, 기획, 시공 및 운영까지 사업수행자의 전반적인 사업 수행 능력과 관련된 위험 요인이다. 국내 사례연구로서
국토해양부 발주 해외건설협회/연세대학교 연구기관(Overseas Construction Association and Yonsei University, 2008)의 “해외철도사업 진출 전략 및 수주 활성화 방안” 연구조사에서도 국내기업의 해외사업 진출시 어려움을 느끼는 항목 중에 하나가 국내 기술력과 사업관리
능력으로 조사되었다. 안정적인 사업수행을 위해서는 사업수행자가 EPC 능력, E&M 기술력, 인터페이스 및 통합사업관리 및 운영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민간철도사업의 투자자 및 사업수행자를 국내 수행자로 전원 참여시킨다면 좋겠지만 이는 불가능하기에 현지 사정에 밝은 로컬기업 또는 현지 법인과 공동
진출 또한 하나의 방법이다.
네 번째로는 철도건설에 필요한 인허가 관련 리스크로서 철도 계약자에 필요한 부지 등 권리 확보, 시설물 이용허가 등 인허가 업무는 필수이다. 해외민간투자의
기본은 불법주거자 이주대책, 개발에 따른 주민 동의, 건설부지 확보와 이에 따른 민원 해결 및 보상, 사업 부지 인도 등은 반드시 개도국의 주무관청이
책임지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조치 불이행시 이에 적합한 보상을 이행하도록 하는 서면 확약을 통해서 인허가 리스크는 반드시 진출국의 정부로
이관시켜야 한다.
다섯 번째로는 불가항력, 환차손 보존 등 계약조건 타당성 검토, 공시기간 지연 관련 조항, 정부 보증, 공사 완공 보증 등 계약체결 및 계약수행 과정시
발생 가능한 계약 관련 리스크이다. COVID 19 상황과 같이 누구도 예측 불허 상황에 대하여 클레임으로 연결시킬 수 있도록 비용이 발생하여도 법률
전문가의 검토를 통해 계약 체결이 이루어져야한다. 계약 체결 후에는 사업수행자는 이를 철저히 숙지하여 클레임 가능한 모든 이벤트에 대해 서면 기록
관리하는 것이 필수이다. 국내 연구 사례로서 Cho(2018)의 연구에 의하면 국제기준과 조화된 해외철도사업 중점 관리계약은 계약 준비단계, 계약단계, 과업 수행단계, 계약종료 단계 등으로 구분되며 각각의 단계별로
발생 가능한 중점 계약 관리 항목에 대해서 철저한 대응이 필요하다. 그 대표적인 예로서 환차손 보존, 정부 보증항목, 공사완공 보증, 해지시 지급금,
지체상금 등에 대해서 개도국의 주무관청 및 재무부가 책임지도록 명확히 명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재무적 타당성(투자구조, 수입구조, 대출 조건, 출자 비용 등), 수요 리스크 노출 여부, 안정적인 금융구조, 현금흐름 및 투명성, O&M
비용 고려 수익률 관련 금융 파이낸싱 관련 리스크이다. 투자구조, 대출조건, 출자 비용은 프로젝트 재무적 타당성 검증을 위한 기본 가정들이며 프로젝트
파이낸싱의 실사 및 자금확보(Bankability) 검증은 필수적인 점검 항목들이다. 또한 교통량 리스크, 정치적 리스크, 국가별 프리미엄 리스크
등을 반영한 보수적인 금융구조 검토가 필요하다. 금융 리스크 극복 방안중 하나로서는 투자자의 현금부담을 최소화는 지분율(Debt Equity Ratio)을
높이고, 금융상환조건이 다소 경쟁력이 없어도 해당 국가에 대해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다자개발은행(MDB) 또는 글로벌 금융기관을 참여시켜 높은 신용도을
통해 저리 이자율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개도국의 주무관청으로부터 보조금, 환율 변동 수준의 적정성, 이용료 hard currency로 보장
받기, 정부 보증의 보조 체권 또는 보증을 받은 PPP 사업 모델 등을 확보함으로서 사업의 성공률을 높이는데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무리 국내기업이
기술력 및 사업관리 능력을 갖추었다고 해도 중국, 일본 등 선진국 대비 국내 정부의 해외사업 정책 지원금의 규모 및 조건이 다소 열약한 편이다. 이의
보완 방안으로 국내 관련 부처는 “해외 수주 활력 제고 및 고도화방안”계획(2021년 7월)을 발표하고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등과의 직접
대출, 협조융자, 혼합금융, 보증과 보험을 통한 장기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향상시켜 국내기업의 금융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