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2016년 9월 경북 경주에 규모 5.8의 강진이 발생한 이래 여러 차례의 여진이 도심지를 강타하면서 대한민국의 지진 대응체계 및 활성 단층의 안정성에 대해 이목이 집중된 바 있다(Lee, 2017; Sim, 2017). 한반도의 유감지진횟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이미 관측자료를 통해 밝혀졌으며, 유사 시 대피가 어려운 고층 아파트가 주된 주거형태인 한국에서는 현행 국가재난방안의 실제적 효력에 대한 우려가 고조된 상태이다.

지진은 지각에 축적된 변형 에너지가 단층의 미끄러짐과 같은 지각 운동을 통해 지진파 형태로 분출되면서 발생한다. 자연지진 발생 후 처음 관측되는 P파는 S파에 비해 작은 진폭을 가져 유발하는 피해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다. 반면, P파에 비해 전파속도가 느린 S파는 구조물에 약 1Hz의 주기 운동을 발생시키며, 이러한 S파의 주기 특성은 도심지역 내 비슷한 고유진동수를 갖는 구조물에 공진현상을 일으켜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Earthquake Early Warning System, EEWS)은 먼저 도착하는 P파를 관측 및 분석하여 사전 경고함으로써 실질적인 피해를 일으키는 S파에 대한 대응시간을 제공한다. 지진 조기경보를 위한 분석과정은 P파의 검출, 진앙 위치 결정, 규모 및 최대 지반가속도의 결정의 순으로 진행된다. 일반적으로 P파의 검출에는 신호 대 잡음비(SNR)을 활용하는 Triggering Algorithm이 활용된다. 따라서 이 과정은 배경잡음과 실제 P파의 진폭을 얼마나 정확히 구분할 수 있는지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진앙의 위치는 지각 내 P의 전파속도 정보와 지진 관측소 간의 위치정보를 바탕으로 기하적인 관계식의 해를 도출함으로서 결정된다. 지진의 규모는 P파 초동의 지반 운동으로부터 얻어지는 주기 정보인 평균주기(τ_c)와 우세주기(τ_p^max) 및 진폭 정보인 초동최대변위(P_d)와 선형 관계에 있다. 따라서 지진기록으로부터 평균주기와 우세주기 및 초동최대변위를 도출하면 해당지역에 적합한 규모의 경험식을 결정할 수 있다. 위 과정이 수행되는 EEWS의 구성은 크게 전방 탐지 시스템(Regional, Front-detection, Network-based)과 현장 시스템(On-site system)으로 나뉠 수 있다. 전방 탐지 시스템은 임의의 지점에서 지진이 발생할 경우 광역적인 지진 관측망을 바탕으로 관측한 지진의 정보를 분석하여 보호하려는 지역에 지진의 규모, 예상 도달 시간 및 최대 지반 가속도 등을 경고하는 체계이다. 국내 EEWS는 대체적으로 전방탐지 시스템에 가까우며 P파의 초동으로부터 도출된 우세주기와 초동최대변위의 관계식을 바탕으로 지진의 규모를 결정하며 Attenuation relation model을 활용하여 최대 지반가속도를 결정한다. 한편, 현장 시스템은 보호하고자 하는 지역에 직접 지진 관측소를 설치하여 인근에서 발생한 지진에 대한 관측 및 조기경보 발령을 수행하는 체계이다. 현장시스템에서는 단일센서를 통하여 계측한 P파의 초동에서 구해지는 평균주기로부터 규모를 산정하며 초동최대변위로부터 지반최대속도(PGV)를 예측한다(Richard et al., 2009; Satriano et al., 2010; Korea Meteo-rological Administration 2011; Colombelli, 2015).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의 효과는 P파와 S파의 전파속도 차이에서 기인하는 도달 시간의 차이를 운용하는 방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을 통한 지진 재난 대응능력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한반도 지각의 P파와 S파의 전파 특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Lee(1979)는 한반도 지각의 P파 및 S파의 평균속도는 각기 5.8km/sec, 3.5 km/sec라 하였으며, Lee(2010)는 한반도 남부 지각에서 P파의 속도는 지표 부근에서 모호면까지 점진적으로 증가하여 그 평균값이 6.3km/sec에 이르며, S파의 전파속도는 깊이 20km까지 3.25~3.75km/sec에 걸쳐 나타난다고 하였다. Kang and Park(2006)은 1D P파 초기 속도 모델을 제시한 바 있으며, 이때 P파의 평균속도를 5.95km/sec라 가정하였다. 반면, Korea Meteorological Administration(2010)에서는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의 구축 시 P파의 전파속도를 6km/sec로, S파 및 L파의 전파속도를 2.9~3.6km/sec로 가정하였다.

국립공원은 2015년 기준 연간 탐방객 수가 4천 2백만 명에 이르는 주요 휴양지 중 하나이며 내부 야영장 등 여가시설로 인해 사람이 머무는 시간대의 폭 역시 넓은 공간이다. 사용인구 측면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도 국립공원은 지진의 영향권에서 멀지 않다. 1936년 쌍계사 지진(M_L = 5.1) 당시, 지리산 국립공원 일부에서 산사태가 발생하였으며, 1978년 오대산 지진(M_L = 4.8)의 경우 내부 문화재가 파손된 일이 있다. 2016년 9월 12일 경주 지진(M_L = 5.8)의 경우, 첫 지진이 관측된 지 2시간이 지난 후 국립공원 관리공단은 전체 국립공원에 대한 입산 통제 조치를 취하였다. 2017년 11월 15일 포항 지진(M_L = 5.4) 경우, 지진 조기경보의 비약적인 발전에 힘입어 입산 전면 통제가 1분 후 공표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대응은 이미 국립공원 내부에 있는 탐방객들의 체계적인 초기대응을 유도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는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의 연계를 바탕으로 국립공원의 향후 지진 대응체계 개선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현재 국립공원공단은 지진 계측 시스템 계획 초기단계로 실제 작동하는 자체 지진 관측소 전무한 상태이다. 따라서 향후 지진 관측소의 설치 및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과의 연계를 위하여 입지 분석이 요구되는 상태이다. 한반도 남부 지각에서의 P파 전파속도와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 내의 지진 관측소의 위치정보에 근거하여 2020년 기상청의 목표 지진 조기경보 시간 10초를 만족시키는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의 커버리지(Coverage)를 도출하였다. 위 커버리지는 지진 발생 시 경보 발령 시간 10초 중 5초 내에 진앙 위치결정이 가능한 지역에 해당한다.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의 커버리지와 국립공원의 공간 분포 및 지진 빈도 기록을 중첩시킴으로써 현장시스템의 신설이 요구되는 국립공원을 선별할 수 있었다. 또한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의 커버리지 정보와 후에 소개되는 영향반경을 조합하여 방위에 따른 각 국립공원의 내륙지진 모니터링 취약성을 분석하여 추후 지진 관측소 입지 분석에 기여하고자 하였다.

2. 조사 방법

2.1 국가통합지진관측망

Fig. 1은 진앙거리에 따른 일반적인 지진파의 전파속도 및 EEWS의 지진 관측에 따른 평균 경보 발령시간을 나타낸다. 이때, 긴 점선은 전방 탐지 시스템의 평균 경보 발령시간를 의미하며 이는 기상청의 2020년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의 목표 경보 발령시간인 10초에 해당한다. 짧은 점선은 진앙 거리에 따른 현장 시스템의 경보 발령시간을 의미한다. 현장 시스템의 경보 발령시간은 일본의 FREQL의 결과를 사용하였으며 이때 경보 발령에 필요한 최소 소요시간은 1초 수준이다(Nakamura, 2008). P파와 S파의 전파속도를 6km/sec와 3.5km/sec로 가정할 경우, P1은 현장 시스템을 통해 유효한 지진 대응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최소 진앙거리를 의미한다. 마찬가지로 P2는 전방 탐지 시스템을 통하여 처음으로 지진 대응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진앙거리를 나타낸다. 전방 탐지 시스템은 장거리에서 전파되어 오는 지진에 대하여 현장 시스템보다 긴 대응시간(Lead-time)을 확보할 수 있으며 다중센서에 의한 관측 및 분석과정을 통하여 현장 시스템에 비해 충분한 Redundancy를 확보함과 동시에 False alarm을 보낼 가능성도 낮다. 그러나 P2 이상의 진앙거리에서 발생한 지진에 한해서 조기경보 발령이 유효하다는 한계점을 갖는다. 반면 현장 시스템은 상대적으로 짧은 대응시간을 제공한다는 단점이 있으나 전방탐지 시스템이 작동하지 못하는 단거리 내 지진에 대한 대응시간을 마련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장시스템은 단일센서에 기반한 지진 Parameter 분석을 수행하기 때문에 충분한 지진 데이터 축적을 통한 훈련이 미비할 경우 False alarm을 보낼 수 있다(Xu et al., 2017). 따라서 현실적인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 구축을 위해서는 두 시스템의 상호보완적인 구축이 요구된다.

Fig. 1.

Concept of Earthquake Early Warning Systems (EEWS)

국내에서는 기상청(Korea Meteorological Administration, KMA), 한국지질자원연구원(Korea Institute of Geoscience And Mineral Resources, KIGAM), 한전전력연구원(Korea Electric Power Research Institute, KEPRI),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orea Institute of Nuclear Safety, KINS) 4개 기관에 의해 국가통합지진관측망(Korea Integrated Seismic System, KISS)이 운영되고 있다. KISS는 180여 개(기상청 소속 127개소, 지질자원연구원 소속 38개소, 한국전력연구원 소속 15개소,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소속 4개소)의 상시 지진 관측소로부터 획득한 지진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의 전방 탐지 및 일부 현장 시스템의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Fig. 2). 일본의 FREQL을 활용한 현장 시스템의 경우 관측 후 분석 및 발령에 필요한 처리시간이 1초 이내이므로 지진 조기경보 효과가 확연하나, 2020년 기상청의 지진 조기경보 발령 목표시간 10초를 비추어 보면 KISS에 기반한 현장 시스템의 구현은 사실 상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따라 본 연구는 KISS의 위치 및 속성 정보를 바탕으로 임의의 지점으로부터 발생한 지진으로부터 전파된 P파가 KISS의 각 지진 관측소까지 전파되는 거리 분석을 수행하되,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의 커버리지(Coverage) 도출에 있어서는 전방 탐지 시스템의 기능에 초점을 맞추었다.

Fig. 2.

Korea Integrated Seismic System (2014)

2.2 지진의 영향 반경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을 통한 지진 재난 대응능력 평가 시, 지진의 영향 반경(Radius of perceptibility, R_P)을 활용할 수 있다. 지진의 영향반경이란 사람이 지진을 인식할 수 있는 최대 진앙거리를 의미하며 지진 발생 시 영향 반경의 최외곽에서는 수정 Mercalli 진도 기준으로 1~2급 수준에 해당하는 지진을 감지할 수 있다. Gutenberg(1956), Greenhalgh(1988), 그리고 McCue(2004)는 각각 Richter Magnitude scale (M_L)과 영향 반경 사이의 관계에 대하여 경험적인 모델을 제시하였다. 지진의 영향 반경을 과소평가할 경우 필요한 경보를 받지 못하는 영역이 발생할 수 있는 반면, 영향 반경을 과대평가하면 불필요한 경보 발령에 따른 비용이 발생하므로 합리적인 영향 반경의 설정이 요구된다. 위 문헌에서 제시한 모델들은 M_L < 4.0 범위에서는 서로 일치하는 경향을 보이나 M_L > 5.0 범위에서 Greenhalgh(1988)과 McCue(2004)의 모델은 영향 반경이 지수적으로 증가하여 국내 규모에는 적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3 분석 알고리즘

기상청의 목표 지진 조기경보 발령 소요시간 10초 중 5초는 P파의 관측에 소요되며 나머지 5초 내에 진원의 위치정보(X, Y, Z) 및 지진 발생 시간(T), 규모(M)에 대한 분석과 경보 발령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때, 규모(M)은 P파의 진폭 및 주기 분석으로 통하여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하나 이상의 관측소에서 P파를 탐지하면 결정될 수 있다(Hwang et al., 2007; Sheen et al., 2012). 진앙의 관측방정식은 개략적으로 다음과 같이 표현된다.

 (1)

Eq. (1)에서 (X_i, Y_i, Z_i)와 (X, Y, Z)는 각각 지진 관측소의 위치정보와 진원의 위치정보를 의미하며, V_p는 P파의 전파속도, T_i는 각 지진 관측소에 P파가 도달한 시각, T는 최초 지진 발생 시각을 의미한다. (X_i, Y_i, Z_i)와 T_i는 상시 운영 중인 KISS를 통하여 관측된 값이며, P파의 전파속도 V_p는 입력변수이다. 입력변수로 사용된 P파의 전파속도는 지진 조기경보시스템과의 통일성을 위해 KMA(2010)에 따라 6km/sec로 가정하였다. 따라서 실제 위 관측방정식 내 변수는 (X, Y, Z)와 T이며 변수의 결정을 위하여 적어도 4개 이상의 관측방정식이 성립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 지진 발생 후 5초 내에 적어도 4개 이상의 인근 지진 관측소를 통하여 P파가 탐지됨으로써 관측방정식이 성립될 수 있는 영역만을 지진 조기경보 발령시간 10초를 만족시킬 수 있는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의 커버리지로 간주하였다. 실제 지진 조기경보 발령에 있어서는 최소 6개의 지진 관측소를 통하여 P파 초동이 감지되었을 때 규모가 5 이상인 경우에 한하여 정밀 분석 및 경보 발령 준비에 착수한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최소한의 요건을 유지하되 지진 조기경보 커버리지를 과평가함으로써 커버리지 외의 영역을 국립공원 측에서 가장 시급하게 지진재난에 대하여 보완해야 할 영역으로 제안하고자 하였다.

Kim and Park(2002)에 따르면 국내 지진은 주로 0~15km 깊이에서 발생하였으며, KMA(2010)에서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의 연구배경에서 지진의 심도를 평균 8km로 설정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진원과 보호하려는 지역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깊이의 영향이 커지겠으나 국내 전반에 대한 분석을 수행하는 본 연구에서는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판단하여 실제 분석 알고리즘에서는 진앙거리에 관한 2차원 공간분석을 수행하였다. 그러나 재난 대응과 관련된 분석 과정이므로 보수적인 결과 도출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위의 3차원 관측방정식에 따른 최소 4개의 지진 관측소를 알고리즘의 분기조건으로 설정하였다.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의 커버리지를 파악하기 위해, Fig. 3의 순서로 한반도 내 국가통합지진관측망의 위치와 내륙 임의의 지점 간의 거리를 분석하였다. UTM (Universal Transverse Mercator) 좌표계에 따라 약 0.6km/pixel 해상도로 투영한 대한민국 영상 좌표 중, 내륙에 해당하는 픽셀(pixel)의 좌표를 WGS84 (World Geodesic System 1984) 좌표계로 변환한 뒤 해당 지점과 KISS를 구성하는 모든 지진 관측소 간의 거리 분석을 실시하였다. 앞서 설명했듯이 임의의 지점이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해당 지점으로부터 전파된 P파가 5초의 관측시간 내에 적어도 4개의 관측소를 통해 탐지되어야 한다는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P파가 5초 동안 6km/sec의 속도로 전파되는 거리는 30km이므로 위 조건은 결국 임의의 지점으로부터 30km 이내에 주변의 지진 관측소가 적어도 4개 이상 존재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해당 조건을 만족시키는 지점만을 선택함으로써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의 커버리지를 산정하였다.

Fig. 3.

Algorithm for the Estimation of the P-Wave-Detectable area Within 5sec

거리 분석 후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을 통하여 각 국립공원이 확보할 수 있는 대응시간을 도출하였다. 실제 지진 조기경보를 통해 지진 대응시간이 필요한 범위는 지진파에 의해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거나 이를 감지할 수 있는 범위 내로 한정될 것이라 판단하여 앞서 설명한 영향 반경(R_p)를 대응시간 분석의 최대 범위로 설정하였다. 이에 따라, 문헌 조사 결과 중 중간값에 해당하는 Gutenberg(1956)의 영향 반경 217km (M_L = 6.0 기준)를 본 연구 내의 영향반경으로 결정하였다.

내륙의 모든 지점에 대하여 위 과정을 반복하여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의 커버리지를 파악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국립공원이 확보 가능한 지진 대응시간을 Eq. (2)를 통하여 계산하였다.

 (2)

T_action은 대응시간, L_eq은 진앙과 해당 국립공원 중심 간의 거리, L_KNP는 해당 국립공원의 중심으로부터 국립공원 경계까지의 거리, V_S는 S파 전파속도, T_network은 KISS를 통한 목표 경보시간인 10초를 의미한다. 이때 S파의 전파속도는 문헌에서 통상적으로 제시하는 평균값인 3.5km/sec로 가정하였다. Eq. (2)는 Fig. 1의 Regional Lead-time을 수식화한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의 커버리지를 전방 탐지 시스템의 유효 범위와 영향 반경의 교집합으로 간주하여, L_eq를 국립공원의 평균반경에 35km를 더한 값보다 크고, 지진의 영향 반경(217km)보다 작은 값으로써 제한하였다. 이때 35km는 전방 탐지 시스템의 유효범위로써, 목표 지진 조기경보 발령 시간인 10초 간 S파가 도달한 거리(Fig. 1의 P2)를 의미한다. S파가 처음으로 도달하는 곳은 국립공원 경계이므로 결국 국립공원의 중심으로부터 국립공원의 평균반경에 35km을 더한 거리 외부의 지역이 해당 국립공원의 전방 탐지 시스템의 유효범위에 해당한다.

3. 시험 결과 분석

3.1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의 커버리지(Coverage)

Fig. 4의 녹색 영역에 속하는 모든 지점은 반경 30km 내 4개 이상의 지진 관측소를 보유하여 지진 조기경보 발령이 가능한 지역을 나타내며, 녹색 영역 외의 지역은 조기경보 시스템이 유효하지 않은 지역을 의미한다. 2020년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의 목표 경보 발령시간이 달성될 경우, 국가통합지진관측망을 통한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이 내륙지진에 대하여 유효한 지역은 내륙의 55.4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북위 36~37°N의 서해안과 동해안 및 그 인접영역에는 지진 조기경보 발령이 불가하여, 지진 재난 대응에 취약할 것으로 판단된다.

Fig. 4.

The Detectable Area for P-Wave Within 5sec and Metropolitan Cities in Korea

Fig. 5는 도 단위의 행정구역에 따른 국가통합지진관측망의 조밀도를 나타내며, 이는 단위면적 당 인접 지진 관측소 수를 의미한다. Fig. 4에서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의 커버리지에 포함되지 않는 영역은 북위 36~37°N 사이에서 서해와 인접한 지역, 36~37°N 사이에서 동해와 인접한 지역, 그리고 대전광역시보다 북쪽에 위치하며 동경 128°N 근처의 지역에 해당한다. 이는 각각 Fig. 5의 충청남도(CCN)와 전라북도(JLB), 경상북도(GSB), 충청북도(CCB)에 해당한다. 충청남도, 충청북도 및 전라북도는 타 행정구역에 비하여 국가통합지진관측망 조밀도가 낮으며 이 때문에 다른 지역에 비해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의 커버리지가 확보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경상북도의 국가통합지진관측망 조밀도는 충청남도, 충청북도 및 전라북도에 비해 높음에도 불구하고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의 커버리지가 적은 이유는 경상북도의 지진 관측소의 배치가 대구광역시 및 울산광역시 쪽으로 밀집된 형태를 지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Fig. 2). 결과적으로 행정구역에 따른 국가통합지진관측망 조밀도의 차이가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의 커버리지 분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이며 더불어 광역시를 향하여 지진 관측소의 배치가 집중되는 현상이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의 커버리지 분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Fig. 5.

Seismic Accelerometer Density

Fig. 6은 커널 밀도 분석을 통하여 도출한 2016년 경주 지진 및 1978년부터 2013년까지 한반도 남부에서 발생한 지진의 진앙 밀도 분포를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의 커버리지와 중첩한 것이다. 커널 밀도 분석의 커널 폭은(Park, 2007)에서 사용한 50km를 적용하였다. 북위 36.5°N 내륙지방과 동해안을 따라 진앙의 위치가 밀집된 것으로 확인되며, 해당 지역 내에는 경주, 계룡산, 속리산, 가야산 및 덕유산 국립공원이 위치하고 있다(Fig. 7). 이 국립공원들은 가까운 위치에서 지진이 재발할 가능성을 고려하여 현장 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를 위해 경주국립공원의 경우, 국립공원 북서부지역, 계룡산국립공원은 공원 서부 지역 전반, 속리산국립공원은 북부 및 서부지역, 가야산국립공원은 서부 및 남부지역, 마지막으로 덕유산국립공원은 공원 서부 및 동부지역에 우선적으로 지진 관측소가 추가 배치되어야 할 것으로 나타났다. 지진 조기경보 발령이 불가능한 지역에 지진 관측소를 추가 배치함으로써 인근 지진 관측소의 조밀도와 고른 배치를 유도하여 지진 조기경보 발령의 가능성을 증대시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Fig. 6.

Superimposition of the Detectable area for P-Wave Within 5sec (Hatched) and the Density of Earthquakes in South Korea (Contoured)

Fig. 7.

Detectable area for P-Wave Within 5sec by Regional System (Grey-Colored area) Superimposed Upon National Parks

3.2 국립공원의 방위별 지진 대응 취약성 분석

앞선 결과에서 확인 가능하듯, 지진 조기경보 발령 유효지역의 지역적 불균형은 한반도 내 지역에서의 지진 발생 시 재난 대응 효과가 방위별로 상이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Fig. 8은 각 국립공원의 중심부를 기준으로, 지진 발생 시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을 통해 확보 가능한 공원의 방위 별 대응시간(T_action)을 나타낸다. 장미 도표(Rose diagram)는 국립공원의 중심을 통과하는 자오선을 기준으로 지진 전파 방향각(Bearing angle)을 의미하며, 이때 도표 내 성분의 반지름은 T_action의 크기를 나타내며, 도표 외곽의 다이아몬드형 표식은 주요 지진 발생 위치를 향하는 방향을 나타낸다. 본 연구에서는 내륙 지역의 잠재적 지진 발생만을 고려하였기에 주왕산 및 태안해안국립공원과 같은 해안 공원의 경우, 해상 지진에 대한 대응시간은 고려하지 않았다. 각 국립공원의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을 통해 확보 가능한 재난대응시간은 방위별로 차이를 보였다. 속리산국립공원의 경우(Fig. 8(b) - 7) 국립공원의 서쪽과 동쪽방향의 지진에 대한 재난대응시간이 다른 방위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해당 국립공원 서부와 동부의 지진 조기경보의 커버리지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Fig. 8(a) - 7). 북한산국립공원은 외부로부터 전파해 오는 지진에 대해서 대응시간 확보 상태가 상당히 낮은 편이다(Fig. 8(b) - 15). 특히 진북 방향으로부터 시계 방향으로 120°~150° 구간은 주요 지진이 발생한 지역을 향하는 방향과 일치하는데 평균 지진 대응시간이 현저히 낮다. 지진 관측소 조밀도가 가장 높은 경기도 내부에 존재하나 해당 방향의 내륙지역인 충청북도 북부와 경상북도 북부에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의 커버리지가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Fig. 8(a) - 15). 외부로부터 전파되어 오는 지진파에 대하여 속리산과 북한산 국립공원의 탐방객을 보호하기 위해서 언급된 방위에 대하여 지진 관측소를 증설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Fig. 8.

Rose Diagram about the Variation of Average Time for the Protective Action with Bearing Angles

4. 결론 및 토의

본 연구는 기존 국가통합지진관측망을 통하여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의 경보시간이 10초 내로 단축될 경우 국립공원이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용을 분석하였으며, 이를 위해 정량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을 모색하였다. 내륙 임의의 지점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가상의 지진이 관측시간 5초 내에 4개 이상의 지진 관측소를 통하여 관측 가능한지를 판단하기 위해 자체 분석 알고리즘을 활용하였으며 이에 따라 임의의 지점이 현재 국가통합지진관측망을 통하여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의 요구수준을 만족시킬 수 있는지를 판별하였다.

분석 결과, 한국의 내륙에서 발생한 지진에 대한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의 커버리지는 내륙의 55.4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의 커버리지 분포는 각 지역의 국가통합지진관측망의 조밀도에 의해 좌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체적으로 광역시의 존재 유무가 국가통합지진관측망의 배치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의 커버리지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의 커버리지와 지진 기록을 비교한 결과, 북위 36.5°N 내륙 지역과 경남 동해안 지역에서 두 영역이 중첩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영역은 국가통합지진관측망을 바탕으로 하는 전방 탐지 시스템의 기능이 발휘될 수 없기 때문에 해당 영역에 포함된 경주, 계룡산, 속리산, 가야산 및 덕유산 국립공원들에는 현장 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알고리즘을 통하여 도출한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의 커버리지를 바탕으로 임의의 방향에서 전파되어 오는 지진에 대하여 각 국립공원이 확보할 수 있는 대응시간을 방위별로 비교하였다. 비교 결과, 북한산은 인근 지역의 국가통합지진관측망 조밀도가 높아 해당 지역 대부분이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의 커버리지에 포함되며 현장 시스템의 적용 가능성은 높을 것으로 판단되나 외부로부터 전파해 오는 지진에 대한 평균 대응시간은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의 커버리지가 확보되지 않은 국립공원의 외부 지역에 지진 관측소를 증설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에서는 현재 공시된 지진 관측소의 위치를 활용하였기 때문에 그 결과가 2020년 기상청의 로드맵에 따른 결과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2017년 감사원의 ‘기상예보 및 지진통보시스템 운영실태 공개문’에 따르면 기상청은 관측소의 이격거리 등을 검토 하지 않은 채 단순히 우리나라 면적을 관측소간 목표 이격거리(18㎞)의 제곱으로 나누어 총 314개의 관측소가 필요한 것으로 산출하였으며 314개 관측소로 지진 관측망을 구축을 완료하더라도 해안 및 일부 내륙지역(국내 면적의 약 20%)에서 지진관측공백이 발생하게 될 것임을 발표하였다. 이는 지진 관측소 위치의 중복성과 관측소의 상태 및 데이터 포맷 관리 미흡에서 기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는 180여개의 지진 관측소를 기반으로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의 커버리지를 파악하였으며 내륙지역의 44.53% (내륙 지진에 대한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의 커버리지: 55.47%)가 지진관측공백임이 밝혔다. 정확한 지진 관측소 위치정보 확보가 가능하다면 상기 기술한 알고리즘을 통해 보다 현실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알고리즘 상에서 활용한 영향 반경의 모델은 미국 캘리포니아 및 호주를 대상으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국내상황을 반영한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한반도 남부 지각에 대한 영향 반경 모델 구축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더불어 실제 진앙 위치 결정 시 관측방정식 사이의 기하조건이 해의 정확성 및 신속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이는 측량에서의 GDOP (Geometric Dilution Of Precision)와 유사하다. 향후 연구에서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의 커버리지를 파악할 때 인근 관측소들과 진앙 위치 사이의 GDOP를 반영한다면 보다 신뢰성 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2016년 경주 지진을 계기로 대규모 지진의 가능성과 안정성 확보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제고된 결과 “재난관리책임기관의 기능 연속성 계획 수립” 항과 관련 법령이 2017년 시행되었다. 이에 따라 국립공원 관리공단은 지진 등의 재난상황에서도 국립공원의 핵심기능이 지속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재난 대응 체계의 개선 요구에 직면한 상태이다. 본 연구는 이와 같은 요구에 대한 방안으로서 기존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과의 연계를 통한 협력체계 구축을 제안하고자 각 국립공원에 대한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의 도입으로 하여금 발생하는 효용을 정량적으로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지진 대응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인근 지진 관측소의 분포에 개선이 필요한 국립공원을 선별할 수 있었으며 합리적인 개선 방향을 제시할 수 있었다. 국립공원은 탐방로의 특수성으로 인해 지진 발생 시 탐방객들의 대피시간이 지체되기 쉽다. 따라서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의 연계를 통한 지진 경보 발령시간의 단축뿐만 아니라 유사 시 탐방객이 단시간 내에 도달할 수 있는 내부 대피소 확보가 선행되어야 하며 탐방객을 이곳으로 유도할 위치정보 기반 안내 체계 구축이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5. 해외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

Zollo et al.(2014)에 따르면 현재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의 운영되고 있는 지역은 미국 캘리포니아, 멕시코, 일본 등이 해당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SharkAlert은 독립적으로 개발된 세 시스템(Elarms, Onsite, VS)을 통합하여 전문가 테스트를 마친 상태이다. Elarms는 California Integrated Seismic Network (CISN)에 기반을 둔 전방탐지형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이다. Onsite는 Kanamori (2005)에서 제안된 τc-Pd algorithm에 기초한 단일센서형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이며, Virtual Seismologist (VS)는 Bayesian 확률론에 기초한 지진 조기경보 알고리즘으로 지진 관측망의 위치정보 및 Health상태, 지역 재해도 등의 기초 정보와 실제 지진 관측에서 도출된 constraints의 조합을 통해 지진의 규모 및 위치, 그리고 Peak Ground 분포를 예측하는 방법이다. SharkAlert은 현재 수 초에서 수십 초 내에 지진 조기경보가 가능하다. 멕시코의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인 SASMEX 평균 20초 내에 경보발령이 가능하며 60초의 대응시간을 제공한다. 이 시스템은 이미 수차례의 강진을 통해 신뢰성 및 효용성이 입증된 상태이다. SASMEX에서 제공하는 60초의 대응시간이 가능한 이유는 무엇보다 멕시코의 지리학적 특징이 가장 큰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 위협이 되는 강진의 대부분이 환태평양 조산대와 인접한 해안에서 발생하여 내륙으로 전파되는 형태로 지진파가 인구 거주지역에 도달하기까지 대략 320km의 거리를 이동해야 한다. 따라서 해안의 전방탐지형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여 지진 조기경보가 발령되면 P파와 S파의 속도 차이에 의해 내륙 도심지에 60초의 대응시간이 확보되는 것이다. 이는 진앙위치와 보호하려는 지역의 격리가 보장되기 때문에 가능한 이상적인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으로 판단된다. 일본의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인 EEW는 약 1000개의 관측소로 구성된 지진 관측망에 기반을 두고 있다. 한편, 일본 방재과학기술연구소(NIED)에서 EEW에 대한 시뮬레이션 결과 Negative warning time이 보고된 바 있다. 이는 일본의 인구 거주지역이 진앙 위치와 30km 이상 떨어지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일찍이 이러한 한계를 포착한 일본에서는 현장시스템에 기반한 지진 조기경보 알고리즘 개발에 투자해왔으며 해당 알고리즘이 탑재된 Compact UrEDAS와 그 후속 모델인 FREQL을 기존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에 점차적으로 설치해 나가고 있다. 현재 FREQL은 P-wave 탐지 후 1초 내에 지진 Parameter 분석 및 조기경보 발령이 가능한 상태이다.

2017년 11월 포항지진 당시 한국 기상청은 약 30초 내 지진경보를 발령하였다. 공식적으로 발령된 첫 지진 경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상기 기술된 해외의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에 밀접한 수준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응시간을 유도하기엔 역부족이며 시민들의 행동요령 역시 미숙한 상태이므로 향후 초기대응체계의 개선이 수반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한국의 진앙 분포 양상은 일본과 같이 인구지역과 진앙위치가 대부분 일치한다. 본 연구는 국립공원만을 대상으로 하였으나 주요시설에 현장시스템 기반의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 구축이 추가적으로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