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1.1 연구의 배경

1960년대부터 시작된 한국경제의 고도성장기 이후 수도권지역으로의 계속되는 인구와 산업의 집중, 그리고 그에 따르는 도시기반시설의 지속적 확장은 이 지역의 거대도시화를 촉진하며 많은 교통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현재 거대 도시화된 수도권지역의 교통을 관리·운영하는 주체는 서울특별시, 경기도, 그리고 인천광역시 등 권역 내 3개 지방자치단체로서 각각의 관할구역 내에서 지역교통체계를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각각의 교통행정체계는 현재의 광역수도권 전체 교통문제를 효율적으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수도권 광역교통시스템의 효율성 저하를 야기하며 권역 내 총 교통비용의 증가와 함께 교통서비스의 불균형을 심화시킨다.

수도권 교통행정의 폐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 지역의 교통체계를 행정구역에 구애받지 않는 하나의 광역교통시스템으로 인식하고 이 시스템의 최적화를 위한 장기적이고 일관된 교통계획과 교통정책운영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커지게 되었다. 그 결과로 2005년 2월, 3개 지방자치단체의 협의 하에 ｢지방자치법｣에 근거한 수도권교통본부가 지방자치단체조합의 형태로 설립되었다. 그러나 3개 자치단체 간 자율적 협의에 기초한 수도권교통본부는 광역교통문제 해결을 위한 강력한 법적 구속력, 정치행정력, 그리고 독립예산집행 등이 결여된 태생적 한계를 보였다. 결과적으로 수도권교통본부는 현재 3개 지방자치단체의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아우르는 수도권의 총합적 교통문제를 해결하는 데 그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를 극복하고자 현재 행정부는 2017년 7월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의 100대 과제 목록에 ‘2018년 광역교통청 신설’과제를 선정하였으며, 20대 국회에서는 ‘대도시권 광역교통관리에 관한 특별법,’ 그리고 ‘정부조직법’ 등 관련 법개정이 계류중이다(Cho et al., 2017).

이처럼 새로운 수도권광역교통행정기구의 신설이 가시화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그 기구의 계획단계에서부터 그 설립기구가 어떠한 행정구조와 업무기능을 가져야 하는지를 고찰해보는 것은 중요하며 시의적절할 뿐만 아니라 장래의 성공적인 기구설립과 운용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1.2 연구의 방법

일반적으로 계량적 교통계획에 널리 쓰이는 정량적 효과(quantitative output) 예측기법은 대안별 정량적 유발인자 또는 요인(quantitative input)의 투입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이러한 예측기법들은 교통행정의 구조나 집행방법의 변화, 또는 교통예산 집행과정의 개선등, 정성적 요인(qualitative impact)을 계량적으로 예측해야 하는 수도권광역교통청 신설의 효과 예측에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계층화분석기법(AHP: Analytic Hierarchy Process)은 다기준 의사결정기법의 하나로서 정성적 요인에 따른 효과를 전문가 설문등을 통해 정량적으로 예측하는 기법이다. AHP기법중의 하나로 널리 사용되는 전문가그룹설문비교, 즉 집단의사결정(group decision making)과정은 다수의 전문가가 대안들(alternatives) 간의 선호도를 주어진 평가항목 또는 기준(criteria)에 따라 이원비교 또는 쌍대비교(pairwise comparisons)하여 모든 대안간의 선호도를 비율척도(ratio scale) 수치로 바꾼 것이다. 이 비율척도를 평가항목 별 중요도에 가중하여 최종대안별 효과나 선호도를 계량적으로 예측하거나 비교한다. AHP기법은 이러한 특성을 활용하여 교통행정의 구조나 운영방법의 변화 등 정성적 변화에 따른 대안별 효과 예측, 그리고 계량적인 비교분석 등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가까운 미래에 신설될 수도권광역교통청의 대안별 조직구조 형태와 분장업무범위를 관련 전문가의 설문조사로 계량화하여 각 평가항목별 가중치와 이를 적용한 대안 간 상대적 선호도를 파악한 후 최적의 권장 대안들을 제시하였다. 이를 위해서 첫째로, 최선의 조직구조 형태와 분장업무범위를 선정하는데 고려되어야 할 평가항목들을 관련 전문가 토의를 통해서 도출하고, 도출된 평가항목의 가중치를 AHP기법으로 계량화하였다. 둘째로 수도권광역교통청의 적용 가능한 조직구조 형태와 분장업무범위에 대한 대안들을 관련 전문가 토의를 통해서 도출하고, 도출된 각 대안들에 대하여 AHP기법을 적용하여 각 평가항목의 가중치에 따른 대안별 선호도를 도출하였다.

1.3 선행연구 검토

교통정책연구에서 정책대안의 선정과 평가, 그리고 교통관련 사업의 타당성을 판단하기 위한 우선순위를 도출하기 위해 AHP기법을 널리 적용해 왔다.

Kim and Lee(2015)는 AHP기법을 이용하여 교통수요관리 정책들의 가중치와 만족도 그리고 우선적용순위를 파악하고 각 교통수요관리 정책 특성을 비교하였다. Chung et al.(2005)은 다양한 민원에 대응할 수 있는 철도건설대안의 우선순위를 선정하는 판단기법과 이를 위한 평가항목 선정방안을 AHP기법을 이용해 개발하였다. Kim et al.(2010)은 경관도로선정을 위한 평가항목 선정 및 평가모형 개발을 AHP기법으로 시행하였다. Oh et al.(2014)은 철도관제권 운영주체 선정 시 고려되어야 할 평가항목에 대한 가중치를 AHP기법으로 도출하였다. 그 결과로 선정된 평가항목의 가중치를 AHP기법에 따라 적용하여 운영주체대안들 중 최적의 대안을 도출하였다.

한편, 수도권 광역교통행정기구에 대한 필요성과 그 기본구상, 그리고 설립방안 등에 관한 연구들은 정부기관과 연구소를 중심으로 다양하게 이루어져 왔다.

Mo(2014)는 기존의 수도권교통본부의 문제점을 나열하고 수도권교통서비스향상, 시민복지, 그리고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수도권 광역교통물류청’을 제안하였다. Cho et al.(2017)은 수도권광역교통청의 설립필요성을 검토하고 신설교통행정기구의 기능, 조직, 그리고 예산운용 등을 고려한 설립타당성 기본조사를 시행하였다.

1.4 외국의 광역교통행정기구 구조와 업무내역 고찰

미국, 유럽, 그리고 일본 등 광역도시권 교통문제를 먼저 경험한 교통운영 선진국들은 인접대도시간의 교통문제를 행정구역의 구분에 구애받지 않는 단일 광역도시권역내 통합교통서비스문제로 인식한다. 이러한 인식에 기초하여 각 나라의 정치·사회적 특성에 맞는, 그리고 강력한 행정집행력을 가진 광역교통행정기구가 권역내 전체지역민을 대상으로 다양한 형태의 교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은 정치·행정구역에 관계없이 미국전역을 권역내 인구수에 따라 도시화지역(Urbanized Areas; 인구 50,000 이상), 도시화 구역(Urban Clusters; 인구 2,00이상 50,000 미만), 그리고 비도시화지역(Rural Area)등으로 구분하고 있다(US Census Bureau, 2017). 1962년에 제정된 미연방 도로지원법에 따라 미국 내 각도시화지역마다 하나의 광역도시권계획기구(MPO: Metropolitan Planning Organization) 설립을 의무화하였다. 광역도시권계획기구는 하나의 도시화지역내 모든 토지·교통행정운영과 관련한 장·단기 통합교통계획과 교통투자예산집행을 감독하는 지자체연합 교통계획기구이다. 이 기구는 강력한 연방법에 근거한 입법적 토대를 바탕으로 지역 내 지방자치행정기관으로부터 행정적, 그리고 예산상의 독립을 유지한다. 유럽은 1998년 유럽광역도시권 교통위원회(EMTA: European Metropolitan Transport Authorities)라는 통합교통서비스기구를 범정부적으로 설립하였다. 유럽광역도시권 교통위원회는 회원도시내의 교통문제들, 즉 주체간의 교통계획, 행정, 예산집행등의 중재, 조정 뿐만 아니라 강재, 집행 등 중요한 정책결정권도 함께 가진다. 일본의 도쿄광역시는 중앙정부인 국토교통성 산하 관동운수국이 도쿄광역권역의 교통행정을 담당하고 있다. 비교적 중앙집권적인 정치형태를 보이는 일본의 행정체제를 따르는 관동운수국은 담당지역내 장단기종합교통계획, 교통행정운영, 그리고 교통예산집행 등 일관화된 교통서비스체계를 갖추고 있다.

위의 예로 제시된 모든 외국 광역도시권내 교통담당기구는 지역민의 교통권보장이라는 행정서비스차원에서 총합 교통시스템의 효율극대화를 위해 지방자치단체의 교통행정자율권을 일부 제한하고 있다.

2. 최적대안 선정을 위한 AHP 기법 적용

본 연구에 AHP기법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연구의 목적에 부합하는 대안들의 선정, 그리고 각 대안들의 선호도를 판단할 평가항목의 선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가까운 미래에 설립될 수도권광역교통청의 (1) 최적설립형태와 (2) 업무의 내용과 범위의 고찰을 위해서 본 연구에서는 두 가지 분석목표를 두고 각각의 대안들과 평가항목들을 선정하였다.

2.1 대안 평가를 위한 평가항목 선정

AHP기법은 몇몇 대안들을 소수의 평가항목의 가중치에 따라 가중 적용하여 최선의 대안을 선정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평가항목의 선정은 AHP 전 과정에, 그리고 최종대안선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므로 대단히 중요한 과정이다. 본 연구에서는 최종 평가항목의 도출을 위해 여러 평가요소를 고려하였다. 모든 전문가가 동의할 수 있는 공통적 평가요소를 도출하기 위해 참조한 항목으로는 현재 수도권 교통현황과 해결방안, 외국의 광역교통운영체계, 국토교통부의 조직구성, 수도권내 지방정부의 교통운영체계, 수도권교통본부의 조직구성과 운영현황, 그리고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협력사례와 협력체계 등이다. 이후 전문가 토의(brainstorming)를 거쳐 다섯 개의 평가항목을 선정하였다. 선정된 항목들은 정치·행정적 문제해결능력, 교통정책의 지방분권화, 총 교통행정비용의 효율성, 수도권교통시스템의 향상, 그리고 개인교통서비스의 향상 등이다. 각 평가항목의 선정배경과 그 의미는 다음과 같다. 설문지에서 사용된 설문항목의 간편성을 위해 각 대안의 의미를 함축된 설문용어로 괄호 ( ) 안에 표현하였다.

•정치·행정적 문제해결능력(정치·행정능력) : 수도권 교통정책문제의 정치·행정적 해결능력을 고려했을 때 대안들 간의 선호도를 알기위한 평가항목이다. 현재 서울특별시, 경기도, 그리고 인천광역시 등 수도권역내 3개 거대 지방행정기구들은 광역교통운행의 정책조율 등에 많은 불협화음을 보이고 있다. 신설될 수도권 광역교통기구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효율적인 협의, 조정, 그리고 집행기능을 요구한다. 현실적으로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위의 3개 행정기구의 정치력과 행정력을 포용하며 궁극적으로 수도권 전체의 교통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추진력이 요구된다. 현행 각 지방자치제들의 정치적 역량과 행정적 위상을 고려할 때 어떠한 형태와 업무내용의 교통기구가 선호되는 지를 알아보기 위한 평가항목이다.

•교통정책의 지방분권화(교통분권) : 중앙정부의 지방교통행정 개입은 설사 권역 내 교통정책 또는 공공복리를 위한 필요불가결한 한시적이고 중립적 개입이라 하더라도 지역주민의 풀뿌리민주화, 또는 지방분권화의 측면에서 재조명해 볼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서 지역민에 의한, 지역민을 위한, 그리고 그 지역특성에 최적화된 지역교통정책의 수립과 시행을 목표로 하였을 때 각 설립대안들이 얼마나 선호되는 지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이 항목은 현재 3개 지방자치행정구역 내 각 지역민의 관점에서 볼 때 각 신설 대안들이 지방교통민주주의, 또는 지방교통정책분권화에 얼마나 부합하는 지를 알아보기 위한 평가항목이다.

•총 교통행정비용의 효율성(최소행정비용) : 수도권 광역교통기구의 신설은 필연적으로 중앙정부의 인적, 물적, 그리고 행정적 비용의 증가를 가져온다. 또한 수도권역내 3개 지방자치단체의 교통서비스비용 역시 변화한다. 한 예로서 현재 3개 지방자치단체가 겪고 있는 정책조율의 어려움과 비효율성에 따른 인적, 행정적 비용 등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총 행정비용의 효율성’ 평가항목은 기구설립에 따른 ‘최소행정비용’이라는 목표에 각 설립대안들이 얼마나 잘 부합하는 지를 묻는다. 여기에서 행정비용의 의미는 교통기구를 설립했을 때 발생하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를 합한 수도권 내 장기적(기구설립 후 30년) 총 교통서비스비용의 증감이다.

•수도권교통시스템의 향상(최대개선효과) : 광역교통기구가 설립되면 대중교통조정, 광역교통개선, 또는 교통체계통합 등 업무내용별로 전체 교통환경의 향상이 예상된다. 각 대안별로 수도권 전체의 장기 교통환경이 각각 어떻게 영향을 받고 어떻게 변할 지를 유추하여 기구설립의 교통효과와 그 정도를 예측할 수 있는 평가항목이 필요하다. ‘수도권교통시스템의 향상’ 평가항목은 기구설립에 따른 ‘최대교통개선효과’라는 목표에 각 설립대안들이 상대적으로 얼마나 잘 부합하는 지를 전문가의 시각으로 추정한다. 여기에서 교통개선효과는 교통기구의 설립으로 인한 권역 내 전체교통시스템의 장기적(기구설립 후 30년) 교통효율성 개선의 정도를 의미한다.

•개인교통서비스의 향상(개인교통향상) : 교통정책의 변화로 예상되는 교통효율성의 변화는 권역 내 각각의 교통주체에 다양한 형태로, 그리고 다른 정도의 영향을 준다. 즉 전체 교통시스템이 향상되었다고 해서 교통주체 개개인의 교통편의가 전체적으로 반드시 향상되지는 않는다. 교통서비스의 변화에 따른 개인의 이동편의와 교통서비스의 질 향상을 살펴보는 것은 중요하다. 특히 개인별, 교통수단별 총 교통 지체시간, 도로혼잡도, 교통 서비스의 향상, 안전성, 쾌적성, 그리고 생활환경변화 등 가능한 정량적, 그리고 정성적 기준에서 개인의 교통편의 증대는 교통정책결정에 중요한 판단기준이다. ‘개인교통서비스의 향상’ 평가항목은 각 대안들 간의 선호도를 개인교통서비스의 개선 정도에 기준하여 전문가의 판단을 묻는 평가항목이다.

2.2 교통기구의 최적설립형태를 찾기 위한 대안 선정

수도권광역교통기구의 신설에 앞서 고려되어야 할 많은 대안들 중에 그 설립형태를 선정하는 과정은 미래 교통기구의 구성, 기능, 그리고 업무내용을 담는 그릇을 만드는 과정이다. 전문가 토의 등을 거쳐 다음과 같이 크게 네 가지 실현가능한 대안을 선정하였다. 설문형식의 간편성을 위해 각 대안의 의미를 함축된 설문용어로 괄호 ( ) 안에 표현하였다.

•대안 1: 교통기구 설립취소(설립취소) : 계획되고 있는 교통기구의 설립계획을 취소하고 현재 분할관리되고 있는 수도권 교통행정체계를 유지한다. 현행의 교통행정구조와 정책, 그리고 광역교통상황이 지속된다.

•대안 2: 중앙정부 내부 직속기관형태 기구 신설(직속기관) : 국토교통부 내부에 새로운 직속기관의 형태로 수도권광역교통청을 신설한다. 수도권교통행정을 중앙정부가 직접 운용하는 형태이다.

•대안 3: 중앙정부 내부 별청 형태 기구 신설(별청) : 국토교통부장관급 정치력을 가지는 청장의 지휘를 받는 독립기관을 별청의 형태로 신설한다. 입법·예산집행에 중앙정부의 지원을 받으나 인사·행정 등에서 기본적인 독립성을 가진다. 지방자치단체연합과 업무융합을 이룬다.

•대안 4: 수도권교통본부개선(본부개선) : 현재의 수도권교통본부의 행정구조와 예산체계 내에서 실현가능한 개선을 이룬다. 중앙정부는 수도권교통본부의 인사·행정·예산운영에 한시적이고 제한적인 지원을 한다.

Fig. 1은 신설 수도권 광역교통기구의 최적설립형태를 찾기 위해 선정된 대안들과 평가항목을 연계한 계층구조를 나타낸다. 계층구조의 아래층에 있는 ‘교통기구설립취소’등 4개의 대안들이 중간층에 있는 5개의 평가항목별 중요도에 따라 우선순위가 정해져 그 순위에 따라 윗층에 있는 교통기구형태선정 목표에 이르는 것을 보여준다.

Fig. 1.

Hierarchial Structure To Find The Best Type of Organizational Formation

2.3 교통기구의 최적 업무의 내용과 그 범위를 찾기 위한 대안 선정

수도권 광역교통기구의 신설은 중앙정부내 공무원 조직의 비대화와 예산의 증가, 수도권지역 현행 교통운영체계의 재편성과 그에 따른 혼란 등 부작용도 예상된다.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효율적이며 필수적인 업무의 내용과 범위를 찾는 노력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예상되는 교통기구의 주요 업무분야는 광역교통서비스 필요성의 완급과 그 서비스범위의 확장성에 따라 다음과 같이 크게 세 업무분야로 구분하였다.

•광역대중교통서비스 향상 : 광역철도, 광역버스, 환승시설 등 기존 광역대중교통서비스의 운영과정을 협의·조정한다. 예로서 광역버스노선과 운행의 조정, 그리고 광역철도 연계운행 등에 필요한 현안을 협의하고 조정한다.

•광역교통망 개선 : 장기광역대중교통개선대책, 간선급행버스(BRT)사업 계획, 광역도로망과 철도망 확충·고속화 등 장기 광역교통서비스의 계획·예산·운영과정을 협의·조정한다.

•수도권 장기 교통운영체계 통합운용 : 광역교통기본계획, 수도권 대중교통계획, 등 수도권 내 장기 교통체계를 융합하고 이를 총괄적으로 운용한다.

위의 세 업무분야 구분에 기준하여 최적의 업무범위를 찾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실현가능한 대안들을 제시하였다. 이를 위해 각 업무분야의 통폐합과 조율가능성, 그리고 그 효율성을 고려한 후, 전문가토의 등을 통해 다음과 같이 세 가지 대안을 제시한다. 설문형식의 간편성을 위해 각 대안의 의미를 함축된 설문용어로 괄호 ( ) 안에 표현하였다.

•대안 1: 대중교통조정(대중교통조정) : 현재 ‘광역대중교통서비스 향상’ 업무만을 관장하며 각 지방자치단체의 현안을 협의하고 조정하는 기능만을 담당한다. 가장 소규모의 인원과 예산의 증가, 그리고 현재의 수도권 교통운용체계에 최소한의 변화와 부작용을 가져온다.

•대안 2: 대중교통조정 + 광역교통개선(광역교통개선) : ‘광역대중교통서비스 향상’ 과 ‘광역교통망 개선’을 합쳐 장·단기적인 수도권 광역교통서비스의 향상에 업무의 주안점을 둔다. 세 대안 중 기존의 수도권 교통운영체계에 중간규모의 영향을 가져온다.

•대안 3: 대중교통조정 + 광역교통개선 + 교통체계통합(교통체계통합) : 세 업무분야를 모두 포함하여 수도권 전체 교통체계를 아우르는 통합 광역교통업무를 총괄한다. 가장 많은 비용과 노력이 예상되며 그에 따른 영향과 변화도 세 대안 중 가장 크다. 최대의 효과가 기대되며 통합관리에 따른 시너지효과도 고려된다.

Fig. 2는 신설 수도권 광역교통기구의 최적설립형태를 찾기 위해 선정된 대안들과 평가항목을 연계한 계층구조를 나타낸다. 이 계층구조의 중간층에 있는 ‘정치·행정적 문제해결능력’등 5개항의 평가항목을 그 중요도에 따라 하위층에 위치한 ‘대중교통조정’등 3개의 대안에 적용하여 각 대안별 선호도를 도출한 후, 그 순위에 따라 ‘교통기구 업무범위선정’이라는 최종목표에 도달하는 것을 보여준다.

Fig. 2.

Hierarchial Structure To Find The Most Suitable Scope of Work

2.4 전문가 설문조사

본 연구의 목표에 맞추어 선정된 대안들의 선호도와 평가항목의 가중치를 알아보기 위해 전문가들을 위한 9점 척도식 쌍대비교 설문지를 제작하였다. 설문지는 크게 3가지의 설문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로, 평가항목별 가중치를 알기위한 평가항목별 쌍대비교, 두 번째로 교통기구의 최적설립형태를 묻는 대안간 쌍대비교, 그리고 마지막으로 최적업무의 내용과 범위를 묻는 대안간 쌍대비교 등이다. Table 1은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를 직업별로, 그리고 전문분야별로 나타낸다. 수도권광역교통청 신설에 관한 계획, 운영 등의 연구에 관여한 도시·교통 전문가들을 포함한 총 29명의 도시·교통 전문가들이 설문에 참여하였다. 설문조사방법은 직접면담(21부 회수)과 e-mail회신(8부 회수)을 이용하였다. 설문조사 후 각 전문가들의 결과의 신빙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일관성 비율(CR: Consistency Ratio)을 통한 검증을 실시하였다. 검증결과로 비일관성지수(Inconsistency Index)가 0.15와 0.25 사이인 7개의 설문에 대해서는 피드백(feedback)과정을 통해 일관성을 높였다. 최종적으로 비일관성지수가 0.15이하인 23개의 설문지 결과를 AHP기법분석에 이용하였다. 이는 표본의 통계적 검증을 위한 최소한의 표본숫자인 30개에 미치지 못해 표본의 정규분포검증 등 통계적 신뢰성검증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대신 표본집단의 최소값, 최대값, 그리고 평균치 등 1차 산술검증을 거쳐 표본의 논리성을 검증하였다.

Table 1. Questionnaire Response and Acceptance by Group

3. 분석 결과

3.1 평가항목별 가중치 분석결과

Table 2는 설문조사분석결과로 도출된 평가항목간의 상대적 가중치를 비율척도로 나타낸다. 전문가들은 ‘수도권교통시스템의 향상’ 항목에 가장 높은 가중치(0.400)를 부여하였다. 이것은 전문가들은 신설될 수도권광역교통청에 수도권의 교통문제 해결을 가장 많이 주문하고 있는 것을 나타낸다. 두 번째로 ‘개인교통서비스의 향상’에 0.245의 중요성을 부여하여 수도권 주민이 직접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교통문제의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다음으로 ‘정치·행정적 문제해결능력’을 신설기구의 형태와 분담 업무 결정에 0.193의 중요성을 부여하였다. 그러나 ‘총 교통행정비용의 효율성(0.100)’과 ‘교통정책의 지방분권화(0.062)’ 등 두 항목은 상대적으로 수도권광역교통청의 미래 형태와 기능 결정에 상대적으로 낮은 가중치를 보여, 이들은 중요한 결정요소가 아니라는 것을 나타내었다. 따라서 관계전문가들은 수도권 교통문제의 실질적 해결능력, 그리고 정책 추진력에 신설기구의 의미와 중요성을 부여한 반면, 이를 위한 교통행정의 집행방식과 그에 따르는 행정비용의 변화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평가항목에 대한 전문가들의 관점은 설문결과를 전문가들의 직업별, 그리고 전문분야별로 재분류한 Table 3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봤을 때, ‘수도권교통시스템의 향상’과 ‘개인교통서비스의 향상,’ 또는 ‘정치·행정적 문제해결능력’ 간의 순위 변화는 학계집단을 제외한 나머지 세 집단 모두에서 나타난다. 연구직, 그리고 공무원집단 전문가들은 ‘정치·행정적 문제해결능력’을 ‘개인교통서비스의 향상’에 우선하는 두 번째 중요한 평가항목으로 보았다. 특히 기업체집단 전문가들은 신설 교통기관의 형태와 업무내용을 결정하는데 ‘개인교통서비스의 향상(0.401)’과 ‘정치·행정적 문제해결능력(0.247)’ 등이 ‘수도권교통시스템의 향상(0.208)’ 보다 더 중요한 고려사항이라고 보았다. Table 3의 하단부는 평가항목의 가중치 설문결과를 전문가의 전문분야별로 재구성한 결과를 보여준다. 교통전문가들은 ‘수도권교통시스템의 향상(0.437)’이 다른 모든 평가항목보다 월등하게 중요한 결정인자라고 보았다. 반면 도시전문가들은 ‘개인교통서비스의 향상(0.301)’이 ‘수도권교통시스템의 향상(0.339)’과 거의 대등한 가중치를 가진다고 보았다.

Table 2. Weight Factors of Evaluation Items by Respondent Group (Rank)

Table 3. Weight Factors by Occupancy and Major of Respondents (Rank)

3.2 수도권광역교통청의 최적설립형태 도출

다음 단계로 전문가설문을 통한 대안들 간의 쌍대비교를 실시하여 신설예정인 수도권광역교통청의 최적설립형태에 관한 대안별 상대적 선호도를 알아보았다. Table 4는 최적설립형태에 관한 전문가들의 선호도에 평가항목의 가중치를 가중 적용하여 종합화한 결과를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교통기구 설립취소(0.078)’나 ‘수도권교통본부개선(0.166)’에 우선하여 별청의 형태로든 또는 직속기관의 형태로든 수도권광역교통청이 중앙정부 내에서 신설되기를 선호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만 중앙정부 내 별청(0.399)의 형태로 신설하는 대안이 내부 직속기관(0.358)의 형태로 신설하는 대안보다 선호도가 높게 나타났으나 그 차이는 크지 않다.

광역교통기구의 최적 설립형태에 대한 전문가들의 대안별 선호도에 대한 관점은 전문가들의 직업별로, 그리고 전문분야별로 재분류한 Table 5에서도 유사한 형태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보았을 때, 중앙정부 내 기구형태에 대한 선호도에서는 집단 간 다른 선호도를 보인다. 공무원집단은 중앙정부 내 직속기관(0.420)형태를 가장 선호했으며 학계집단도 유사한 형태를 보인다. 이와 대조적으로 연구원집단은 별청형태를 직속기관형태보다 월등히 선호(0.478 대 0.271)했으며, 기업체 집단도 비교적 큰 차이(0.402 대 0.315)로 별청의 형태를 선호한다. 전문가의 전문분야별로 재구성한 대안평가 결과도 기구설립형태에 있어서 다른 선호도를 보여준다. 교통전문가들은 별청(0.412)을 직속기관(0.344)보다 선호하는 반면, 도시전문가들은 직속기관(0.381)을 별청(0.377)보다 더 선호하고 있으나 그 선호하는 정도는 교통전문가들만큼 크지 않다.

Table 4. The Priority After Applying Composite Weights for Q. 1

Table 5. The Priority Grouped by Occupation and Major of Respondents for Q. 1

3.3 수도권광역교통청의 최적 업무범위 도출

Table 6은 수도권광역교통청의 최적 업무범위에 관한 전문가들의 선호도에 평가항목의 가중치를 가중적용하여 종합화한 결과를 보여준다. 표에서 전문가집단은 광역대중교통서비스 향상(0.129)이나 광역교통서비스향상(0.269)보다 장기광역교통체계의 통합관리(0.602)를 월등히 선호한다. 특히 교통공무원은 교통체계 통합대안의 선호도가 0.736에 이른다. 이는 설문에 응한 모든 전문가들은 신설 교통기구가 일시적이나 부분적인 교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보다는 장기적이며, 일관성있는, 그리고 총합적인 수도권 전체교통서비스를 제공하기를 선호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Table 7은 신설기구의 최적 업무범위에 관한 설문결과를 응답 전문가의 직업별, 그리고 전문분야별로 재조합하여 보여준다. 전문가의 직업과 분야에 관계없이 교통체계통합대안이 가장 선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전문가들은 중앙정부의 강력한 행정력으로 현재 전체수도권교통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신설기구를 선호함을 알 수 있다.

Table 6. The Priority After Applying Composite Weights for Q. 2

Table 7. The Priority Grouped by Occupation and Major of Respondents for Q. 2

4. 결론 및 향후 연구과제

본 연구에서는 다기준 의사결정법중의 하나인 AHP (Analytic Hierarchy Process)기법을 이용하여 가까운 미래에 신설될 수도권 광역교통행정기구의 설립형태와 그 업무범위에 대한 최적의 대안들을 도출하였다. 각 대안을 평가할 기준인 평가항목에는 정치·행정적 문제해결능력, 교통정책의 지방분권화, 총 교통행정비용의 효율성, 수도권교통시스템의 향상, 그리고 개인교통서비스의 향상 등 다섯 항목이 선정되었다. 첫 번째 설립형태에 관한 최적대안 선정을 위해 전문가 설문을 통한 쌍대비교를 AHP기법에 적용하였다. 그 결과로 ①중앙정부 내부 별청의 형태 기구 신설(0.399), ②중앙정부 내부 직속기관형태 기구 신설(0.358), ③수도권교통본부개선(0.166), 그리고 ④교통기구 설립취소(0.078)의 순으로 선호도가 도출되었다. 두 번째 업무범위에 관한 최적대안 선정을 위해 전문가 설문을 통한 쌍대비교를 AHP기법에 적용하였다. 그 결과로 ①교통체계통합(0.602), ②광역교통개선(0.269), 그리고 ③대중교통조정(0.129)의 순으로 선호도가 도출되었다. 본 연구의 분석결과는 수도권교통기구대안을 평가할 때, 실제교통행정의 운영주체 또는 그 운영비용보다는 전체교통서비스와 개인교통복지의 질 향상, 그리고 그를 위한 정치·행정력에 더 높은 의미와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았을 때 본 연구는 수도권광역교통청이 중앙정부내 별청형태로 신설되어 수도권내 장기종합교통체계를 통합운영하기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는 가까운 미래에 신설될 수도권광역교통청의 설립취지와 목적에 가장 잘 부합하는 기구의 설립형태와 업무범위를 전문가집단의 객관적 판단으로 미리 고찰해 보았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 이러한 자료는 앞으로 유사한 연구나 다양한 교통정책분석에 기초자료로 이용될 수 있다. 그러나 본 연구는 현재의 수도권이라는 시간적, 공간적 연구범위의 한계를 가진다. 앞으로 수도권이외의 지역에서 중·장기 교통정책대안을 평가하는 연구를 위해서는 새로운 평가항목의 개발과 대안들의 선정, 그리고 충분한 표본수의 확보로 통계적 검증을 통한 설문지의 신뢰성확보 등이 모색되어야 한다. 또한 본 연구의 방법론이 일반화되기 위해서는 수도권광역교통청이 설립된 후에 본 연구의 사후평가 또는 후속연구가 이루어져야 하며, 한편으로는 지리적 연구범위를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국 5대 광역도시권으로 넓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