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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 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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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문헌고찰 및 연구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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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행위자 기반 모델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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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대피 분야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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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모형 개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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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모형 개발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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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변수 및 스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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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프로세스 개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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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모형 상세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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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환경 속성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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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행위자 개별 및 관계 속성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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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시뮬레이션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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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결 론
1. 서 론
터널은 출입구를 제외하면 사방이 폐쇄되어 있어 화재 발생 시 이용자들이 안전한 지역으로 대피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최근 들어 도로의 선형
개량 및 설계속도 향상으로 인해 장대터널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대피 시간의 지연과 같은 이용자 취약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Fraser-Mitchell
and Charters (2005)에 따르면 전세계 주요 도로터널 화재에 의해 지난 10년 동안 63명이 사망하였다. 그중 연장이 11.611km인
몽블랑 터널(Mont Blanc Tunnel)에서 발생한 화재는 무려 39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터널 화재는 그 폐쇄성으로 인해 제연이 어렵기 때문에
이내 연기가 이용자들의 시야를 차단하게 되고 호흡을 곤란하게 한다. 그
결과 대피로를 확보 못한 이용자는 질식사에 이르게 된다. 향후 도로터널의 장대화 경향은 심화될 전망이므로 화재에 대한 이용자 취약성을 검토하고 효율적
대피 방안을 세우지 못한다면 더 큰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국토해양부의 도로터널 방재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에 의거해 이용자들의 대피를 비롯해 화재에 대비하는 시설의 계획, 설계, 시공 및 관리가
이루어진다. 이 지침은 지역, 통행방식 및 터널 연장에 따라 제연설비, 피난대피시설(예, 피난연결통로, 피난대피터널, 피난대피소, 비상주차대) 등의
설치지침을 제시한다. 다양한 도로터널을 몇 가지로 유형화하고 전형적인 화재 상황 아래 적절한 피난대피시설을 유형별로 제시하였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하지만 도로터널 화재 시 터널 내부의 차량 존재 대수 및 위치와 같은 상황 조건은 다양하게 주어질 수 있고, 이는 이용자의 대피 시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 충분히 고려되고 있지 못하다. 이용자수가 많을수록, 연령이 다양하게 분포할수록 이용자간의 상호작용은 증가하게 되고, 이 역시
대피 시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 조건 역시 간과되고 있다. 즉, 상기 지침은 도로터널 화재 시 다양하게 발생할 수 있는 상황
조건들을 충분히 고려해 피난대피시설 설치지침을 제시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에 본 연구는 적정시간 안에 이용자들이 대피해야 사상자 발생이 최소화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다양한 상황 조건(즉, 차량 존재 대수 및 위치,
이용자수 및 연령) 아래 대피 시간을 산정하는 연구를 수행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피난대피시설 설치지침의 적정성을 검토할 수 있고, 나아가 여타 대피
방안을 평가하는 데 활용이 가능할 것이다.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본 연구는 행위자 기반 모델링을 활용해 대피 과정 시뮬레이션(Evacuation
process simulation)을 개발하고자 한다. 행위자 기반 시뮬레이션은 특정 환경 안에서 개개의 객체들과 그들의 상호작용을 직접적으로 모의하는
데 적합해(Axelrod, 1997; Grimm et al., 2006; Gilbert, 2008) 본 연구가 상정하는 상황에 잘 부합하기 때문이다.
한편 본 연구의 범위는 교통환기력만 존재하는 자연환기방식 편도 2차선 도로터널에 국한된다. 이는 본 연구가 차량 및 이용자간의 상호작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대피 적정시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연설비와 관련된 변수들을 사전에 제거하기 위함이다.
2. 문헌고찰 및 연구 목적
2.1 행위자 기반 모델링
행위자 기반 모델링은 특정 환경 안에서 행위자들이 상호작용하는 모형을 개발할 수 있게 하는 계산적 방법으로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진다(Fagiolo
et al., 2006; Gilbert, 2008; Lee, 2010). 첫째, 모형 속 행위자와 현실 속 주체가 개념적으로 대응되기 때문에 모형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결과를 해석하기 어렵지 않다. 둘째, 대부분 사회과학이론은 전형적인 주체를 전제하는 데 반해 행위자 기반 모델링에서는 다양한 선호
또는 행위 규칙을 가진 이질적 행위자들을 설정할 수 있다. 셋째, 경제학을 위시한 사회과학 분야에서는 주체들이 그들의 효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합리적인
행위 규칙을 준수한다고 전제하지만, 행위자 기반 모델링은 제한적 합리성에 근거한 행위 규칙을 활용하기 때문에 좀 더 현실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Kahneman,
2003). 넷째, 행위자들의 행위에 영향을 주는 환경 또는 조건을 모형에 포함할 수 있다. 이를테면 행위자들의 행동반경을 제한하는 지리적 경계를
표시할 수 있고, 자원 고갈과 같은 물리적 제약도 설정 가능하다. 다섯째, 행위자들의 상호작용을 프로그램상 데이터 전송을 통해 모델링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다양한 위계상(예, 개인, 집단)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학습 효과를 구현 가능하다.
상술한 특징들로 인해 행위자 기반 모델링은 다음과 같은 장점들을 가진다(Carley, 1999; Macy and Willer, 2002; Gilbert,
2008). 첫째, 프로그래밍을 수반하는 계산적 방법이기에 모형이 완전히 구체적이어야 하며, 이로 인해 자연어로 표현되는 여타 모형들과 달리 그 해석이
명확하다. 둘째,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반 실험이기 때문에 현실적 제약(예, 실험 장소 및 비용, 윤리적 논란)으로부터 벗어난다. 셋째, 모형을 활용하기
때문에 현실을 간명하게 표현할 수 있고 해석이 쉬우며 모형을 조작함으로써 분석대상에 대한 다양한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넷째, 행위자간 메시지 교류가
가능하고 이 메시지에 근거해 행위 규칙을 수정(즉, 학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집단적 진화를 모델링할 수 있다. 이러한 장점들에 근거해 공간구조,
소비자 행동, 산업 네트워크, 공급망 관리, 경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행위자 기반 모델링이 활용되고 있다.
2.2 대피 분야 연구
대피 행태 및 피난대피시설 적정성 평가는 전술한 분야들과 더불어 행위자 기반 모델링이 활용되는 대표적인 분야이다. 특정 공간(지리적 경계)에서 화재(물리적
제약)와 같은 극단적 상황은 개인들의 판단력을 저해(제한적 합리성)하게 되고 개인들은 각자 정해진 기준들(이질적 행위자들)에 따라 상호작용(타인의
동선 방해)을 하며 주어진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대피하게 되는데 이러한 대피 과정은 행위자 기반 모델링의 특징들에 정확하게 부합한다.
Helbing et al. (2000)의 선구적인 연구 이후 대피 시 발생하는 군중의 특성들을 반영한 시뮬레이션이 다양한 시설물을 대상으로 개발되었다(Batty
et al., 2003; Kang et al., 2004; Pan et al., 2005; Joe et al., 2008; Shendarkar et
al., 2008; Hwang et al., 2010). 특히 본 연구와 같이 터널 화재를 대상으로 한 대피 행태 연구들도 다양하게 수행되었다(Yang
et al., 2006; Nilsson et al., 2009; Kučera and Bradáčová, 2012; Ronchi et al., 2012;
Ronchi et al., 2013). 이러한 연구들은 터널 화재의 전형을 모델링해 시뮬레이션을 수행함으로써 집단적 대피 과정에 대한 이해를 증진했으며,
피난대피설비 및 시설의 종류와 위치가 대피 효율(예, 대피 시간)에 미치는 영향도 다양하게 분석하였다. 하지만 서론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도로터널
화재 시 터널 내부의 차량 존재 대수 및 위치와 같은 상황 조건은 다분히 가변적일 수 있고, 이는 이용자의 대피 효율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다. 이에 본 연구는 다양한 상황 조건(즉, 차량 존재 대수 및 위치, 이용자수 및 연령)을 고려해 대피 효율을 산정할
수 있는 행위자 기반 모형을 개발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모형의 설계부터 검증까지 일련의 과정을 체계적인 절차에 따라 설명하기 위해 ODD (Overview, Design concepts, and
Details)를 활용한다. ODD는 행위자 기반 모델링을 활용해 도출된 시뮬레이션 모형들을 타인이 손쉽게 이해하고 재현하기 위해 Grimm et
al. (2006)이 제안한 일종의 모형 설명 규약이다. 이후 Grimm et al. (2010)이 개정안을 발표하였는데 간단히 말해 개발하고자 하는
모형을 개괄하고, 설계 개념을 설명하며, 설계에 대해 상세 기술하는 세 단계 절차로 구성되어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ODD 규약에 따라 대표적인
행위자 기반 모델러인 NetLogo 5.2를 활용해 모형을 구현한다.
3. 모형 개괄
3.1 모형 개발 목적
피난연결통로는 쌍굴터널(Twin tunnels)에서 상대터널을 연결하는 통로(즉, 두 개의 일방통행터널을 연결하는 통로)를 뜻하며 도로터널 화재 시
이용자들의 피난대피를 위해 필수적인 시설이다. 우리나라에서는 3등급 터널1)부터 250~300m 간격으로 이 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한편 일방통행터널은 경우에 따라 2등급 터널2)까지 자연환기방식으로 제연해도 무방하다. 다시 말해 연장이 500m 이상이고 3,000 이하인 쌍굴도로터널은 기계식 제연설비에 의존하지 않고 250m
간격으로 설치된 피난연결통로에 의지해 이용자들의 대피를 지원한다.
제연설비 없이 250m 마다 피난연결통로를 설치한다는 지침이 도입된 근거는 다음과 같다. 터널과 같이 폐쇄된 공간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상층부와 하층부의
온도 차이에 의한 부력 때문에 연기류3)가 수직 상승해 천장을 따라서 퍼져 나간다. 이 공기흐름을 천장제트흐름(Ceiling jet flow)이라 한다. 천장제트흐름은 관성력에 의해 차량
진행 방향을 따라 이동하는데 이용자들은 이를 피해 반대 방향으로 대피한다. 하지만 화재로 인해 차량이 정체돼 있기 때문에 관성력은 점차 소멸하게 되고
천장제트흐름은 이용자들의 대피 방향을 따라 역류하기 시작한다. 만약 대피 방향이 상향 경사일 경우 더 빠르게 역류한다. 천장제트흐름은 천장과 열 교환에
의해 부력을 잃고 차츰 하강하게 되며 유해가스로써 이용자들의 대피에 악영향을 끼친다. 이러한 과정에 수치(MLIT 2009)를 대입하면 Fig. 1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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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 Distance Curves versus Time for User and Smo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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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화재가 피난연결통로 근방에서 발생해 이용자들은 다음 피난연결통로까지 대피해야 하는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하면 가장 이동거리가 긴 이용자는 약 250m를
대피해야 한다. 이용자들이 대피를 위해 하차하는 데 약 60초가 소요되고 평균이동속도가 약 0.7m/s라고 하면 모든 이용자들이 대피하기까지(즉,
가장 먼 곳에 있는 이용자까지) 총 410초가 필요하다. 한편 화재 후 천장제트흐름은 약 180초부터 역류하기 시작하고 이 유해가스는 약 1.1m/s의
속도로 이동하기 때문에 총 410초가 경과해도 모든 이용자들보다 후방에 위치한다. 계산상 화재 후 약 450초가 경과한 후부터 유해가스가 이용자들을
추월하지만 그 전에 모든 이용자들이 피난연결통로를 통해 상대터널에 도착할 수 있다. 따라서 피난연결통로를 250m 간격으로 설치하면 이용자들이 역류한
유해가스와 만나기 전까지 대피하는 데 문제없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위 결론은 이용자들이 터널 안에서 원활하게 이동(즉, 평균이동속도 0.7m/s 이상)할 수 있다는 전제가 성립해야 타당하다. 하지만 다양한 상황 조건(즉,
차량 존재 대수 및 위치, 이용자수 및 연령)에 따라 이용자들의 대피 동선이 차량 혹은 다른 이용자에 의해 방해 받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고, 이로
인해 평균이동속도가 0.7m/s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 달리 말해 상황 조건에 따라 모든 이용자들이 피난연결통로에 도착하기 전에 역류된 연기가 이용자들을
추월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대피효율을 산정하기 위해서는 터널 내부의 상황 조건들이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
본 모형 개발의 목적은 행위자 기반 시뮬레이션을 통해 상황 조건의 변화가 야기하는 대피 효율의 변화를 이해하는 것이다. 즉, 도로터널 화재 시 이용자들의
효율적 대피를 도모하고자 다양한 상황 조건을 고려해 대피 시간을 산정할 수 있는 모형을 개발하고자 한다. 또한 역류된 연기가 250m를 이동하는 시간하는
데 걸리는 시간(T, 425초) 내에 모든 이용자들이 대피해야 사상자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현행 피난대피시설의 설치지침을 평가하고자
한다. 여기서 전술한 바와 같이 연기의 흐름은 고려하지 않는다. 본 연구는 연기가 이용자들에게 도달하기 전까지, 즉 화재 발생 후 425초 내에 대피가
가능한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 그 목적이 있을 뿐 연기가 이용자들의 대피 효율에 미치는 영향은 그 범위를 벗어나기 때문이다.
3.2 변수 및 스케일
행위자 기반 시뮬레이션에서는 관찰하고자 하는 대상의 속성을 변수들로 구성해 모델링하고 이 값들에 변화를 주는 실험을 수행한다. 즉, 입출력 변수들의
시간에 따른 변화를 통해 속성에 대한 이해를 시도한다. 따라서 연구의 목적에 부합하게 변수들을 정의하고 변수간의 관계를 설정하는 것이 모형 개발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
본 모형은 행위자 개별 속성, 행위자간 관계 속성, 환경 속성 및 결과 속성 등을 사용한다. 여기서 행위자 개별 속성은 이용자수(N), 차량에서 하차한
직후의 이용자 위치(X, Y), 최대이동속도(V), 가속도/감속도(A) 등이고; 행위자간 관계 속성은 이동방향 전방에 다른 이용자/차량 위치 여부(F),
이동방향 좌측에 다른 이용자/차량 위치 여부(L), 이동방향 우측에 다른 이용자/차량 위치 여부(R) 등이며; 환경 속성은 터널 내부 차량 존재 대수(n),
차량 위치(x, y) 등이다. 이때 이용자의 최대이동속도 및 가속도/감속도를 다양하게 두어 이질적 행위자들을 생성한다. 예를 들어 노인 이용자들은
최대이동속도를 낮게 설정함으로써 표현한다. 또한 시뮬레이션을 시행할 때마다 이용자의 하차 위치 및 차량 위치에 무작위적인 변화를 주어 화재 발생 직후의
다양한 상황을 모의한다. 마지막으로 결과 속성은 모든 이용자들의 대피 완료 시간(T)이다.
본 모델은 전체 터널을 모델링하지 않고 250m(즉, 특정 피난연결통로에서부터 다음 피난연결통로까지) 구간만을 대상으로 한다. 이 구간을 총 600개(=100×6개)의
셀(cell)로 분할한다. 즉, 한 변의 길이가 2.5m인 정방형 셀을 가로 방향으로 100개(=250m ÷2.5m/개), 세로 방향으로 6개(15m
/ 2.5m/개) 배치한다. 일반적으로 중형차량의 크기는 전장 약 5m 및 전폭 약 2m이다. 하지만 화재 시 이용자들이 문을 열어둔 채로 하차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 사이드미러 폭 등을 고려하면 인접한 두 개의 셀이 중형차량 한 대의 크기에 해당한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3.3 프로세스 개괄
본 모형은 화재 사건 발생 후 하차 직후부터 이용자들이 차량 및 다른 이용자들과 상호작용을 하며 대피하는 단일 프로세스로 구성된다. 이용자들이 대피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차량에서 하차한 이용자들은 최대 250m 떨어진 피난연결통로를 향해 대피한다. 이 과정은 다음의 절차와 행위 규칙에 의해 이루어진다(Fig.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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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2. Fire Evacuation Rout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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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이용자는 피난연결통로를 향해 가급적 직진한다.
②전방에 다른 이용자 또는 차량이 위치할 때까지 서서히 가속한다.
③만약 전방에 다른 이용자/차량이 위치하면 좌측 또는 우측에 빈 공간이 있는지 확인한다.
④빈 공간 있으면(즉, 다른 이용자, 차량, 터널 벽면 등이 없으면) 방향을 전환하고 이동한다. 만약 양쪽 모두 빈 공간이 존재하면 일반적으로 대피자들은
좌측을 우선시한다는 행위 규칙에 따라 좌측으로 이동한다.
⑤빈 공간이 없으면 감속한다.
마지막 두 단계(즉, ④ 또는 ⑤)가 끝나면 다시 첫 번째 단계로 돌아간다. 위 과정에 따라 모든 이용자들이 대피를 완료하면 전체 프로세스가 종료된다.
4. 모형 상세 설계
모형을 상세하게 설계한다는 것은 초기값과 중간 입력값을 정의하고 지정함을 뜻한다. 초기값은 시뮬레이션이 시작되는 시점에 변수가 갖는 값을 의미하며
입력값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추가적으로 입력되는 값을 말한다. 본 연구는 초기값만 존재하며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다.
4.1 환경 속성 정의
터널 내 차량 존재 대수(n)는 Korea Expressway Corporation (2002)의 교통밀도 산정식을 활용해 구한다. 이 식에 따르면
정체 시 교통량은 150대/lane·km이므로 대상 구간 내에는 75대(=0.15대/lane·m×2lane×250m)가 존재한다. 같은 식을 이용하면
차량속도가 10km/h일 때는 대상 구간 내에 57대가 있게 된다. 두 시나리오에 근거해 차량을 다음과 같이 배치한다.
이 차량들의 x 좌표는 무작위적으로 설정한다. 화재 사고 소식의 전파 정도, 운전자들의 상황인지속도 등에 따라 선·후행 차량과의 간격이 좁거나 넓고,
충동사고와 같이 간격이 없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무작위적 배치가 타당하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터널 내부에는 중형차량뿐만 아니라 트럭,
버스와 같은 대형차량도 존재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상황 조건 역시 같은 방법으로 해결한다. 무작위적 배치를 하게 되면 되면 복수의 차량이 매우 조밀하게
위치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고, 이를 대형차량으로 간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차량들의 y좌표는 1, 2차선의 중심에 위치하도록 설정한다.
4.2 행위자 개별 및 관계 속성 정의
이용자수(N)는 시뮬레이션 사용자가 인터페이스를 통해 지정할 수 있도록 한다. 이용자들의 하차 직후(즉, 화재 후 60초 경과) 위치(X, Y)는
차량의 진행 방향에서 수직으로 1.25m 떨어진 지점에 위치하도록 설정한다. 본 연구의 범위는 편도 2차선 도로터널에 국한한다고 했기 때문에 이용자들이
차량에서 하차하게 되면 1, 2차선 사이에 이용자들이 두 줄로 늘어서게 되고 터널 벽면에 각각 한 줄씩 줄지어 서게 된다.
이용자들의 최대이동속도는 1.4m/s로 설정하고 교통약자4)에 해당하는 이용자들의 최대이동속도는 정상의 약 60% 수준인 0.8m/s로 한다(MLIT, 2009). 또한 전체 이용자들에서 교통약자가 차지하는
비중을 20%로 본다. 마지막으로 가속도/감속도는 0.35m/s로 설정한다.
행위자간 관계 속성으로 정의한 이동방향 전방에 다른 이용자/차량 위치 여부(F), 이동방향 좌측에 다른 이용자/차량 위치 여부(L), 이동방향 우측에
다른 이용자/차량 위치 여부(R) 등을 판단할 때에는 1셀(즉, 0~2.5m 전방)을 기준으로 한다.
5. 시뮬레이션 수행
전술한 내용을 바탕으로 NetLogo 5.2를 활용해 시뮬레이션 모형을 개발하였다. Fig. 3(a)는 터널 내부에 57대의 차량이 있고, 차량별로
평균적으로 2인이 탑승하며, 교통약자의 비율은 20%라 할 때 하차 직후, 즉 화재 후 60초가 경과한 상태를 모의한 시뮬레이션 모형의 초기화 화면이다.
흰색 직사각형은 차량을, 흰색 화살표는 이용자 및 그 대피 방향을, 적색 화살표는 교통약자 이용자 상징하며, 피난연결통로는 화면의 우측 상단에 위치한다.
흰색 직사각형이 여러 개 밀집해 있는 경우(즉, 중형차량 여러 대가 밀착돼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대형차량으로 간주한다. Fig. 3(b)는 터널
내부에 존재하는 차량이 75대이고 나머지 모든 조건이 같을 때 대피 후 234초가 경과한 뒤를 모의한 화면이다.
57대 차량(즉, 차량속도 10km/h) 및 75대 차량(즉, 차량속도 0km/h)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각각 100회 시뮬레이션을 수행하였고 그 결과는
Fig. 4와 같다.
이 그림에서 회색 선은 역류된 연기가 250m를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 365초(=425초-하차시간 60초)를 뜻한다. 57대 차량의 경우 평균적으로
모든 이용자들이 주어진 시간 내에 대피가 가능했으나 75대 차량의 경우 그렇지 못하다는 결과가 발생하였다.
Fig. 5는 터널 안에 남아 있는, 즉 대피 중인 이용자들의 평균 속도를 시나리오 별로 도시한 것이다. 두 시나리오 모두 최고 속도 및 발생 시점은
유사하지만 최저 속도에 차이가 있다. 또한 시나리오 2(즉 차량 대수 114대)의 경우 피난연결통로 근방에서 병목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최저수준의 속도인 0.4m/s가 지속됨에 따라 대피시간이 지연되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터널 내부에 존재하는 차량이 정체 수준일
경우 이용자 취약성은 매우 높아진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따라서 피난연결통로 설치지침을 강화하거나 터널 내부 상황을 신속하게 후방 운전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수단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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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4. Evacuation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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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5. Average Speed of Us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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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결 론
본 연구는 행위자 기반 모델링을 활용해 도로터널 화재 조건 아래 이용자들의 대피 시간을 측정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 모형을 개발하였다. 차량 존재 대수
및 위치, 이용자수 및 연령 등과 같은 가변적인 상황 조건이 대피 시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모형 개발의 동기가 되었다. 개발된 모형에서
행위자는 이용자(즉, 운전자)이며, 이들은 위험에서 멀어지고자 하는 퇴피성, 큰 장애물이 나타나지 않는 한 대피 방향을 고수하려는 직진성, 막다른
상황에서 우측보다는 좌측을 선호하는 좌향성 등의 행위 규칙에 따라 대피를 진행하도록 모형을 설계하였다. 이때 대피 동선을 방해하는 다른 이용자, 차량
등의 위치를 변경할 수 있도록 해 모형 개발의 동기를 충족하였다.
개발된 모형은 ODD 규약에 따라 설명하였고 시뮬레이션을 위해 NetLogo 5.2를 활용해 구현하였다. 이 모형과 두 가지 시나리오를 활용해 현행
피난연결통로 설치지침을 평가하였다. 그 결과 터널 내부의 차량이 정체 수준일 경우 현행 지침은 다소 미흡한 것으로 판명되었다.
본 연구에서 활용된 변수들의 초기값은 여러 선행 연구를 통해 도출된 값이다. 즉, 다양한 조건 및 시설에서 도출된 값을 조합해 본 연구에서 활용하였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점을 보완해 향후 시뮬레이션을 수행한다면 좀 더 신뢰성 높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고 나아가 현행 지침 개선에
활용이 가능할 것이다. 또한 전술한 행동 규칙뿐만 아니라 대피 과정을 좀 더 현실적으로 모사할 수 있는 추가적인 규칙(예, 추종성, 귀소성)을 모형에
포함할 필요가 있으며 이는 향후 연구과제로 남겨두고자 한다.
1) 연장 기준 500m 이상 1,000 이하 터널
2) 연장 기준 1,000m 이상 3,000m 이하 터널
3) 화재에 의해 발생하는 온도가 높은 공기흐름
4) 장애인,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를 동반한 사람, 어린이 등 일상생활에서 이동에 불편을 느끼는 사람